서 론
언어재활사는 임상현장에서 다양한 유형의 음성장애인을 만나게 된다. 언어재활사는 음성장애의 원인, 음성증후 등을 파악하고 좋은 음성을 산출하기 위해 필요한 음성위생 준수를 권고하고 주관적 및 기기적 평가를 통해 음성을 진단하고 여러 가지 음성촉진기법을 적용하여 대상자의 음성을 치료한다. 직업적으로 음성을 많이 사용하는 다양한 직업 군 중 가수는 의사소통뿐만 아니라 공연을 위한 예술적인 음성 산출이 매우 중요하다. 서양음악, 팝음악, 민요, 판소리 등의 다양한 음악장르에 따라 가창발성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노래를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에 따라서도 공연음성이 다를 수 있다.
가수라는 특정한 직업인의 음성을 관리하는 데 있어 언어재활사는 이들의 발화 음성(speaking voice)과 가창 음성(singing voice) 둘 다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음성 문제가 주로 음성 오/남용이나 잘못된 발성으로 인해 발생한다면 언어재활사의 직접적인 음성치료가 필요하지만, 언어재활사는 기본적으로 성악가(또는 가창 교사)가 아니기 때문에 가수음성의 직접적인 접근보다는 음성의 문제가 가창테크닉과 같은 잘못된 가창방법과 연습으로 인한 경우는 발성교사(singing teacher)에게 의뢰하는 것이 필요하다[1].
이 연구는 언어재활사가 가수를 대상으로 한 음성 상담 및 음향학적 평가에서 어떤 측면에서 초점을 두어야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 론
1. 상 담
가수들을 위한 양질의 음성상담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언어재활사, 후두전문의, 발성교사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언어재활사는 가수와의 상담에서 현재의 음성증상, 주요한 음성문제, 음성 남오용 유무와 기간, 호흡기 질환, 위식도 역류, 복용약물, 약물남용, 공연스케줄, 가창훈련의 양과 시간 등을 파악해야한다.
언어재활사는 가수와의 상담에서 말을 하거나 노래를 할 때 무성증(aphonia), 애성(hoarseness), 비정상적인 후두 근긴장(laryngeal muscle tension), 음성피로(vocal fatigue), 음성일탈(voice break), 음역감소(loss of range), 공명이상(dysresonance) 등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또한 최근의 음성 남오용, 약물복용 그리고 무리한 공연연습 등이 있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가수들의 경우, 주로 노래를 부르는 환경이 어떤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 예를 든다면, 담배연기가 많지는 않은지, 실내 공기가 건조하지는 않은지, 먼지가 많지 않은지, 소음이 크지는 않은지, 음향시설은 적절한지 등이 가수의 음성문제와 매우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가수들은 건강한 음성 유지를 위해 필요한 음성위생을 소홀히 할 수도 있으며, 공연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지거나 지나친 다이어트로 인한 음성변화 등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언어재활사는 음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요인에 대해 가수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2. 음향학적 평가
가수들의 음성을 음향학적 측면에서 분석할 때 대개 음형대(formant), 기본주파수(Fo), 주파수변동률(jitter), 진폭변동률(shimmer), 소음대배음비(Noise to harmonic ratio, NHR), 음역프로파일(Voice range profile, VRP) 등을 측정한다.
1) 가수 음형대
성악가의 가창 음성의 특징 중 하나는 공명(울림, ringing)인데, 스펙트로그램 분석을 통해 가창 시 나타나는 가수 음형대(singer’s formant)를 확인할 수 있다. 가수 음형대는 노래를 부를 때 후두를 아래로 적절히 하강시켜 전체적인 공명강의 길이가 길어지고 넓어져 3,000 Hz 주변에서 강한 공명에너지가 형성된다.
2) 음 질
언어재활사는 가수의 음성을 분석할 때, 연장발성, 읽기, 대화 음성 뿐 아니라 가창 음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가창 음성의 음질(음색)을 알아보는 것을 통해 가수를 대상으로 한 음성상담과 치료에 유용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음질분석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Multi-dimensional voice program(Kay Elemetrics)를 사용하여, 주파수변동률, 진폭변동률, 소음대배음비 등을 측정한다.
가수는 음성산출 과제(연장발성, 발화 음성, 가창 음성)에 따라 음질에 차이가 있으므로 음성평가 동안 다양한 음성산출 과제로 음질을 측정하는 것이 유용하다. 대개 가수들은 대화 음성과 가창 음성 간에 다소 음질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트로트 가수와 발라드 가수의 경우 대화에서 보다는 노래할 때 좀 더 거칠고 기식적인 음성을 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7].
3) 음역과 음도
가수의 음성평가에서 성구(voice register) 측정은 매우 중요하다. 성구란 비슷한 음색으로 소리 나는 구간이며 크게 진성구와 가성구로 나뉘고 진성구는 다시 흉성구, 중성구, 두성구로 나누어진다.
음성전문가는 노래 음성을 평가할 때, 발성이 가능한 성구, 성구의 주파수 대역, 발성일탈 없는 성구 전이 유무, 음색이 가장 깨끗한 성구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8].
가수들의 음성평가에서 중요한 것 중 한 가지는 VRP 측정이다. 가수들마다 낼 수 있는 음역에 차이가 있으며, VRP 측정을 통해 가수는 자신에게 맞는 음역의 노래를 선택하거나 자신의 음역에 맞게 음계를 조정하여 노래해야 한다.
또한 가수들의 음성평가에서 음향학적 평가에서 음도나 음질에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VRP 측정에서 정상범주보다 음역이 좁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VRP 측정을 통해 가수의 음역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9].
언어재활사는 가수 음성을 평가할 때, 발화 시 주파수(speaking fundamental frequency)를 측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최적음도(optimal pitch)를 찾기란 쉽지 않지만, 음역(성종)에 따라 최적음도가 다르며 가수가 발화시에 최적음도를 유지하는 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만일 부적절한 음도로 장기간 말을 할 경우 음성오용으로 인한 음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가수에게 적절한 음높이를 유지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결 론
언어재활사가 임상현장에서 종종 가수를 접하는 경우가 있다. 가수들은 음성문제가 자신의 직업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음성문제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를 격기도 한다.
언어재활사는 가수와의 음성상담에서 적절한 음성위생을 준수하는 것을 권고해야 하며, 발화 시에 목에 힘을 주어 말하는 습관이나 너무 낮거나 높은 음도로 말하는 것과 같은 음성 오/남용이 나타날 경우 이러한 습관을 줄이도록 지도해야 한다.
언어재활사는 발화 음성과 가창 음성이 크게 차이 없이 즉, 말하듯이 노래하는 것 또는 말하는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이 음성건강에 좋다는 점을 알려줄 필요가 있는데, 가창 음성이 발화 음성과 차이가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음성을 오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수를 대상으로 한 음성상담, 평가 및 치료에서 언어재활사는 주로 발화 음성에 관심을 가지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가창 음성을 평가하고 적절한 발성훈련을 위해 음악교사(가창지도자)에게 가수를 의뢰하기도 한다. 언어재활사는 관련 전문가와 긴밀한 협력과 가수에게 정기적인 음성평가 및 컨설팅을 제공해야 한다.